AI와 블록체인이 그리는 투명성의 역설

Close-up of hand putting Bitcoin in jeans pocket symbolizing cryptocurrency savings.

‘기록된 진실’은 진짜 진실일까?

우리는 점점 더 ‘기록’에 의존한다. 카드 결제 내역, GPS 위치 정보, 클릭한 뉴스 기사, 심지어 감정의 변화를 분석하는 AI의 로그까지. 기록은 많아지고, 그 안에서 우리는 ‘진실’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의문이 든다. 모든 데이터가 정직한 걸까? 정직한 데이터를 모으면, 정직한 시스템이 되는 걸까? 그 ‘기록된 진실’은 정말 우리를 위한 것일까?

AI가 분석하는 건 패턴이지, 맥락이 아니다

AI는 대단히 뛰어나다. 놀라운 정확도로 고객의 취향을 예측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글까지 쓴다. 하지만 그 기반은 결국 ‘데이터’다. AI는 패턴을 학습할 뿐, 인간처럼 ‘이유’를 묻지 않는다.

그래서 AI는 편향을 답습한다. 차별적인 데이터가 입력되면, 차별적인 결과를 낸다. 편견은 인공지능의 ‘의도’가 아니라, 우리가 남긴 흔적의 반영이다. AI는 우리가 남긴 세계를 거울처럼 비춘다.

블록체인은 반박할 수 없는 기록을 만든다

블록체인은 그 반대다. 모든 트랜잭션을 시간순으로 영구 기록한다. 한 번 기록된 정보는 삭제할 수 없다. 수정도 불가능하다. 이것은 ‘불변성(immutability)’이라는 이름의 신뢰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이 생긴다. 변경할 수 없는 정보가, ‘잘못된 정보’일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컨대, 잘못 입력된 계약 조건이나, 허위로 서명된 기록이라면?

신뢰를 만드는 기술이, 때로는 유연함을 잃어버린 ‘강박적 투명성’으로 변할 수 있다.

두 기술의 경계에서 생기는 윤리적 진공지대

AI는 너무 유연하고, 블록체인은 너무 경직되어 있다. 이 둘이 함께 사용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예를 들어,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에서는 AI가 거버넌스 제안을 만들고, 블록체인이 그 기록을 검증하고 실행한다.

이 구조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실행’은 자동화되는데, ‘판단’은 누가 할까? 알고리즘과 스마트 컨트랙트가 엮일수록 인간의 역할은 줄어들고, 책임의 주체는 흐려진다.

기술이 중립적이라는 착각

“기술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다.”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이 말은, 지금은 점점 허구에 가까워지고 있다.

AI를 훈련시키는 데이터는 누가 고르는가? 블록체인의 구조와 권한 분배는 누가 설계하는가? 그 선택의 순간마다 기술은 이미 ‘의도’의 색을 띠고 있다.

기술은 그 자체로 결백하지 않다. 그걸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꿀 수도, 사람을 소외시킬 수도 있다.

‘진실’보다 중요한 건, ‘질문하는 태도’

우리는 이제, 데이터가 말하는 모든 것을 믿어선 안 된다. AI가 제시하는 정답, 블록체인이 보장하는 거래 내역, 그 모든 것이 진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기술을 의심하는 능력’이다. 기술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기술도 결국 사람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블록체인과 AI는 거울이자 나침반이다

이 두 기술은 우리에게 거울을 건넨다. 우리가 만든 사회, 우리가 남긴 기록, 우리가 가진 편견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나침반이 된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좌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지도.

그 둘 사이에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묻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이 기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가 기술을 만든다. 그리고 그 기술이 우리를 만든다

결국,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블록체인도, AI도, 그 자체로 세상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걸 쓰는 사람, 질문하는 사람, 책임지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블록체인 AI 뉴스는 그 질문을 함께 던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만나는 사람을 중심에 두는 이야기들. 우리는 그 이야기를 계속해서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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